'딜 메이커' 되고싶은 트럼프, 파격 외교 성과는 과연?
"트럼프, 美의 전통적 집단외교 교착 풀 '해결사' 자처""美와 동맹 이득 명백한 대전략 훼손하며 성과는 불분명"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현상 유지를 타파하고 일반적 통념을 벗어던지는 '딜 메이커'(dealmaker. 해결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가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외교가 집단 논의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데다 북한 핵위협, 중국의 불공정 무역, 테러리즘 등이 가하는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해 왔다. 또 적대자들과 개인적 친분을 형성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덕분에 전문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장시간 협상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전통적 방식을 취할 때보다 미국이 더 많은 이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행정부에서 러시아 정책을 담당한 토머스 그레이엄은 "대화가 유용한 건 맞다. 하지만 무얼 위한 것인가가 문제"라며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히 표현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레이엄은 "중국, 북한, 러시아와는 대화를 하려고 하면서 역사적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과 동아시아 동맹 사이에 이뤄진 매우 생산적인 대화는 훼손하려고 하니 특히 당황스럽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5주 만에 미국이 주도해 구축한 국제 질서를 뒤흔들었다. 그는 먼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궁합'(chemistry)을 자랑했다.
이어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미국과 러시아의 적대 관계 청산을 강조하기까지 했다. 대니얼 프라이드 대서양협의회(AC)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민족주의를 향한 선호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국제관계를 '국가들 간의 제로섬(승자와 패자가 반드시 존재)' 경쟁으로 축소시킨다고 우려했다. 프라이드는 "이는 미국을 자유 세계의 지도자에서 한낱 욕심 많은 강대국으로 위축시킬 뿐"이라며 "세계는 힘의 정치가 이뤄지던 19세기화 될 것이다. 힘이 곧 정의가 돼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0년간 미국이 취한 대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에게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철의 장막(2차 대전 이후 소련에 속하던 국가들) 뒤의 사람들이 우리의 이상에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냉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의 미국의 리더십 약화로 서구 내 다른 연합이 영향력 강화를 모색할 수도 있지만 이는 독재 성향의 정권들이 미국의 빈 자리를 채울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연구원은 "적대국들이 미국의 리더십이 부재한 세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이는 미국 국익과 가치, 우리 동맹 대다수와 민주주의 국가들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