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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500일] 롤러코스터 같았던 文정부···'남북에 웃고, 경제에 울고'

등록 2018-09-17 07:30:00   최종수정 2018-10-01 08: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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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훈풍은 '합격점', 표류하는 경제정책엔 '물음표'

지방선거 영광은 '반짝', 지지율 하락에 야권협치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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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오찬 간담회에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18.09.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오는 21일은 촛불의 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꼭 500일째가 된다. 문 대통령이 지나온 500일은 영광과 환희, 걱정과 근심이 교차한 순간이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집권 초 평양 방문 첫 사례가 남긴 울림은 여전히 크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살얼음 같았던 남북 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은 것은 문 대통령의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1월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속에도 4·27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5개월 만에 한반도 정세는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북한과 미국을 쉴새 없이 중재한 문 대통령은 그로부터 한 달 후 북미 정상을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혔다. 북미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초청 오찬에서 "사실 제가 취임한지 불과 1년4개월 만에 세 번이나 만나게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라며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마주앉아 회담을 하고, 합의사항을 내놓았다. 그것이 불과 석달 전의 이야기"라고 소회를 전했다.

 남북 관계의 전진이 멈춘 시점에 찾아온 고용위기는 뼈아팠다.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구호는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소득주도성장에 기반한 핵심 경제정책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제사령탑 '투 톱'이라 불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에 불거진 불협화음을 잠재우는 것도 고민 거리다. 어느 한쪽을 쉽게 바꿀 수 없을 만큼 '투 톱'이 문재인정부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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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2018년도 제35회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재인 정부가 고용위기 해법을 놓고 고민하는 사이 끝모를 지지율 추락도 감내해야 했다. 지난 5월까지 80%대의 탄탄대로를 달리던 지지율은 50%선 방어에도 힘에 부친 상황에 놓였다. 급기야 49%까지 떨어졌다(갤럽 9월1주차·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p).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2일 8월 고용지표와 관련해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면서도 "정부는 국민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국민들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겸손함을 보인 것도 청와대도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율에 기반한 국정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야권과의 관계 설정에도 고민이 깊어졌다. 6·13지방선거 압승의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당장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가 절실하지만 여의치 않아보인다.
 
 국회 정당 특별대표단 9명을 선정해 문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가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대표에게 즉각 거절 당한 장면에서 향후 협치가 녹록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판문점선언 이행 추진을 위한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 역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한국당의 반대로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는 등 전선이 확대되는 것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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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을 거머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야권 대표와 원만한 호흡으로 문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도 청와대 내부에선 감지된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처리를 비롯해 상가임대차보호법, 인터넷전문은행법, 규제혁신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민생경제 법안 처리 등 정기국회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에 있어 뚜렷한 해법이 안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은 3차 남북 정상회담과 향후 기대되는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성과에 기대어 지지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 직후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4·27 회담 때처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맞이하는 목표는 남북관계를 개선·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를 다시 촉진시켜 나가서 비핵화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게끔 하는 것이 우리가 가운데에서 해야 될 역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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