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편 세부지침 나왔다…"美대사관, 미래가치와 무관"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에 도로망 재편집회시위 자유와 관련된 내용 담길 듯
시 광화문광장추진단이 이날 공개한 공모지침에 따르면 새 광화문 광장 설계대상 구역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67, 1-68 일대 약 12만6100㎡(광장 약 6만1300㎡, 도로 5만9600㎡, 세종대로 동측보도 5200㎡)다. 설계대상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직-율곡로 등 도로를 포함하는 구역이다. 북쪽으로는 경복궁 남측담장, 남쪽으로는 삼청동천과 백운동천 합수지점, 동쪽으로는 삼청동천(현 종로1길), 서쪽으로는 백운동천(현 새문안로5가길)이 있다. 여기에 정부청사, 의정부 터, 세종대로 하부 지하 공간 등도 설계에 포함된다. 새 광화문광장은 반성의 장소이자 미래를 전망하는 장소여야 한다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주한미국대사관 역시 설계의 대상에 포함됐다. 시 광화문광장추진단은 "세종대로 좌우 정부종합청사, 미국대사관, 세종문화회관 등 거대 공공 건축물과 민간 자본에 의한 초고층 상업 건물들은 한국인이 이 장소에 담고자 하는 역사적 의미나 미래가치와는 무관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역사성을 존중하며 '대한민국 대표 공간'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주변부 건축과 역사 문화 경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내 도로의 위상을 어떻게 규정할지도 관건이다. 추진단은 "현재 광화문광장이라고 불리는 세종대로는 애초에 광폭의 대로로 조성됐으며 공간 일부를 광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라면서 "따라서 이 공간에서 도로라는 속성을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지와 이동이라는 서로 대치되는 광장과 대로의 속성을 창의적으로 결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휴식을 원하는 시민의 편의를 중시할지 아니면 정치 집회의 자유를 존중할지 역시 난제다. 추진단은 "이곳은 합법적 집회, 문화, 공연 등의 비일상적 기능을 적절하게 담는 공간이어야 하면서도 편의시설 같은 기본 상업기능이 제공돼야 한다. 정보시설 또한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면서 "이 모두를 위해 공간을 적절히 나누고 영역화해야 하며 시간별로 이뤄지는 다양한 사용 형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 광장을 시설물로 가득 채울지 아니면 비워둘지도 관심사다. 추진단은 "지금의 광화문 광장은 너무 많은 요소를 갖고 있어서 사용자를 구경꾼으로 만들고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 차로로 단절돼 상점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의 접근성도 떨어진다"며 "따라서 비움이라는 가치와 실용적인 요구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해결할 창의적 해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장설명회 참석자들은 공모지침에 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가진 뒤 이번 사업으로 복원되는 광화문 월대 등 경복궁 문화재를 답사했다. 이어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광장 내 지상·지하 시설물 현황을 파악하고 이용 여건을 답사했다. 시는 설계 응모작을 심사해 내년 1월21일 당선작을 발표한다. 시는 내년 말 새 광화문광장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0년 1월 착공해 2021년 5월께 광장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