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본포럼]"日기업들,변화에 대한 민감한 대처로 재도약"
김경수 전북대 석좌교수 주제발표"한국 많은 부분서 시기 놓쳤다"
김경수 전북대 석좌교수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뉴시스 일본포럼-일본 기업의 재도약'에 참석, 1세션에서 진행된 '일본기업의 혁신과 구조조정'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일본기업이 전체적으로 잘되고 있는 저변을 살펴보면, 새로운 경제상황이나 기술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한국보다 신속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거시지표로 보면 9월 기준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1.64배에 달한다.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월등히 높다는 의미인데, 기업 경기가 좋지면서 노동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일본기업의 매출 증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현저하다"며 "이익이 증가하니 상장기업의 R&D(연구개발) 투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지금까지만 잘 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잘 될 여지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도 한국과 똑같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통상압력을 받고 있지만, 우리 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기업이 활동할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본 기업이 승승장구하며 미래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배경에는 변화에 대한 민감한 인지와 대처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유통 시장을 뒤흔든 아마존에 맞선 일본 소매업, 100조원 규모의 비전펀드로 세계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소프트뱅크, 항공우주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주요 사례다. 일본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시장 진출과 벤처기업 투자 확대도 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처의 예이다. 김 교수는 "일본 중앙은행이 2013년부터 통화를 풀기 시작했다"며 "늘어난 통화량이 일본 국내에 머물렀다면 굉장한 부동산 투기가 일어났을 수도 있지만, 일본기업은 현명하게도 그 돈을 해외 기업을 사냥하는데 투자했다. 현재 일본의 투자 잔고는 1조5000억 달러"라고 말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일본 정부도 아베 신조 총리의 지휘아래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김 교수는 "(일본 정부는)기업의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지향적 경영이 이뤄지도록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면서 "일본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둔 산업정책은 데이터와 인공지능경제로의 전환이다. 복지와 재정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할지, 인재 교육에서 어떻게 데이터 활용 시스템을 만들지에 대해 많은 정책적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최근 일본 경제의 성과에 대해 "민관이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정부가 민관의 핵심 역량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방식을 취했다"며 "새로운 트렌드를 의식하는 민관의 공동행동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한국이 많은 부분에서 실기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흐름을 봤을 때 정부가 정책을 시행할 때 모든 부처가 단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