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 참여율 저조로 수세 몰린 한유총…"버텨도 승산 없어"
개학 연기 동참 수 적고 여론도 한유총에 부정적시설이용료 등 한유총 주장도 외면…동력 떨어져과거와 달리 사립유치원 단체도 다수인 것도 변수
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개학 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은 이날 정오 기준 239곳이다. 3875개 사립유치원에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중 한유총 집행부 방침과 달리 자체돌봄을 제공하는 곳도 221개원이나 된다. 당초 약 2000여개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 것이라던 한유총의 추산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우려했던 보육대란 피해도 최소화된 분위기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긴급돌봄을 신청한 학부모는 전국에서 1000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한유총이 기획한 개학 연기 투쟁은 실패로 돌아가면서 유아교육 개혁을 위한 정부의 강경대응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5일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공표한다. 한유총의 설립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취소하면 한유총이 사립유치원들로부터 갖는 대표성이 사라진다. 교육부는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유총을 공정거래 위반 혐의로 신고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공정위는 한유총 집행부가 회원사에게 개학연기 및 불법 단체행동을 강요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교육부는 이날 개학을 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5일까지 개학을 하지 않을 시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교육당국은 각 시도교육감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조치 미이행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과 경찰 역시 교육부가 고발을 할 경우 즉각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아교육 개혁을 멈추지 않고 추진·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학 연기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한유총은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특히 한유총 이덕선 이사장의 유치원이 있으며 대형유치원이 많은 경기에서 개학을 연기한 곳이 61에 그친 것은 치명타라는 분석이다. 경기도에는 1031개 사립유치원이 있으며 196개 대형유치원이 있다. 이런 결과는 그만큼 한유총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들도 "한유총은 내 아이로 거래하지 마라"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안보낸다"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런 상황은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시설이용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유총이 더이상 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물론 한유총은 법원에 가처분 소송 및 본안소송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등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법률사무소 휴먼 류하경 변호사는 "시설이용료는 임대료를 달라는 뜻인데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국가가 임대료를 보장해주지 않고 그런 법도, 제도도 없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회계상으로는 자가계상임대료라고 하는데, 자기 건물에서 치킨집을 하는 사장이 자기 이익을 위해 임대료를 빼갈 수 없다"며 "일반 사기업 운영자도 그런 식으로 회계운영을 하지 않는데 사립학교법 상 학교인 유치원이 국가에게 임대료를 달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유총이 계속해서 정부에 맞서겠다면서 꺼내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이미 예고한대로 폐원이 있지만, 유치원 폐원 역시 인가사항이라 교육당국이 인가를 해주지 않으면 폐원을 한다하더라도 부지의 용도변경이 되지 않아 사실상 무의미하다.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관계자는 "한유총이 버텨도 승산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유총 외에도 사립유치원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백기투항을 하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