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회담, 성과 없는 상징적 효과에 그칠 것" WP
"러시아 외교 우선순위는 중앙아시와와 동유럽""러시아, 美 주도 대북제재 가로막지 않을 것""븍한과의 협력 확대 방안 현실적으로 없어"
【로스앤젤레스=뉴시스】류강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 유력한 가운데 북러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의 대북(對北)제재를 완화하거나 피할 방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다음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북러정상회담과 관련해 러시아는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북한은 도널드 럼프 미국 통령과의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기에 마침내 두 정상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은 냉전시대에 양국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했던 과거를 되살리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그러나 러시아는 전세계적으로 더 큰 외교적 우선순위를 갖고 있기에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제 노력을 가로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17일과 18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다.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진전시키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게 목적이다. 북러정상회담을 앞두고 확실히 쐐기를 박으러 모스크바로 간 것이다. WP는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또 하나의 발걸음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을 향해 다른 선택(러시아와의 협력)을 갖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기회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푸틴에게도 북러정상회담은 러시아가 글로벌 외교력을 가진 국가로 다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려는 자신의 노력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또 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지역에서 보다 긴급한 우선순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지원하기 어러울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중국과 러시아에 외교적 지원과 은밀한 제재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과는 어긋나는 상황이다. WP는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워싱턴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에 실망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WP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러시아가 유엔의 제재를 공개적으로 어기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러시아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북한과의 무역을 증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불법 환적을 통해 북한에 석유를 공급해주곤 했던 러시아는 북한의 광물자원이나 수산물 수입에 별 관심이 없어 양국간 무역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WP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분석했다. WP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은 한마디로 실질적 이행 가능성이 부족한, 상징성 또는 듣기 좋은 말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