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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1년④]'미분양 무덤' 오명 인천 송도 청약시장 후끈…왜?

등록 2019-09-15 05:00:00   최종수정 2019-09-23 09: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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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후 청약시장, 무주택·실수요자 위주 재편, 내집 마련 기회 ↑

서울發 아파트 청약 과열 현상, GTX노선 따라 수도권으로 점차 '확대'

서울 청약가점 최소 60점 이상...청약 가점 낮은 30~40대 수도권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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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오는 10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을 앞두고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 과열 현상이 수도권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택시장을 무주택·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시행 1년 후 나타난 변화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C노선이 모두 착공에 나서면서 사업이 추진되는 수도권 지역 아파트 청약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청약시장 과열은 지난해 초강력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꼽히는 9·13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부터 나타났다. 당시 가점제 아파트와 추첨제 아파트 모두 물량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키로 하면서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또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로또청약'에 대한 기대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서울은 물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수도권지역은 GTX사업 추진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한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인천 송도지역 청약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4일 1순위 청약 접수에 나선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258가구 모집에 5만3181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206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공급과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인천 송도 지역의 청약시장이 달라진 것이다.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잇는 GTX-B노선 사업이 확정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GTX-B는 송도에서 부평역, 서울 신도림,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80㎞ 구간을 잇는 민간투자 철도사업이다. 송도에서 서울까지 2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남양주 'e편한세상 평내'도 168가구 모집에 990개의 청약 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 5.89대 1을 기록했다. 올해 남양주 평균 경쟁률 4.62대 1을 웃도는 결과다.

주택업계에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향후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앞 다퉈 청약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내 집 마련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서울지역 청약 당첨 가점이 높아지면서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GTX사업이 추진 중인 수도권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된다는 게 중론이다.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가 한껏 높아지면서 청약 잠재수요의 늘어나 당첨 가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서울은 최소 60점 이상은 돼야 당첨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는 최소 70점 이상은 돼야 당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투기과열지구 아파트의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50점이었다. 최고점수는 82점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송파 위례신도시(공공택지)에서 나온 바 있다.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30~40대 실수요자들이 당첨 확률이 낮은 서울 아파트 청약 대신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GTX노선이 깔리는 수도권 지역 아파트 청약에 나선다는 해석이다. 또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대출규제로 분양가가 서울보다 저렴한 수도권지역 신규 공급 아파트에 청약 통장이 몰린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지역 청약 과열은 본 궤도에 오른 GTX사업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 가점이 비교적 낮은 30~40대 실수요자들이 서울 아파트 대신 서울과의 접근성과 저렴한 분양가 등으로 고려해 GTX노선이 생기는 수도권지역 아파트 청약에 나서고 있다"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서울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과 9억원 이상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점도 수도권지역 청약에 나서게 하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본격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GTX와 같이 접근성이 좋은 일부 수도권지역 아파트에 대한 청약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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