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20분간 온갖 질문 세례…임기 후반 소통 강화 의지
패널들 질문 쏟아져 열기 후끈…예정 시간 20분 넘겨文대통령, 조국 사태 사과…일부 정책 보완 필요성 인정"정책 방향성은 옳다" 설득…임기 후반 성과 창출 약속진보·보수 대립에 아쉬움 표시…공정 개혁 의지 재확인국민 의견 경청 중점 두고 집권 후반기 소통 행보 시작질문지 1만6034장 文대통령에게 전달…"국정에 반영"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각본 없이 120여분간 국민과 직접 소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 사안에는 사과 의사를 밝혔다. 최저임금, 주52시간제 시행 논란과 관련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의 방향성은 옳다는 점을 설득했다. 임기 후반기를 맞아 대국민 소통을 국정 운영의 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MBC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300명의 국민들의 자유로운 질문에 문 대통령이 답을 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방송은 사전에 준비된 질문도, 각본도 없이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패널들은 손을 들고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며 경쟁적으로 질문에 나섰다. 많은 질문이 쏟아지면서 방송은 당초 예정됐던 100분을 훌쩍 넘겨 약 120여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패널들도 있었지만 정부 정책에 호된 비판을 내리는 패널도 적지 않았다. 인사 문제와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의 다양한 정책 현안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실책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저임금제, 주52시간제 등 논란이 있었던 일부 정책들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시인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문제는 참으로 곤혹스럽다"며 "여러 번에 걸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문제는 제가 그 분을 지명한 그 취지와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그것이 많은 국민들에게 오히려 갈등을 주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게 만든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 정부 전반기 동안 추진했던 정책들의 방향성은 옳았으며, 임기 후반기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점을 약속하며 국민들을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일자리, 경제, 국민 통합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도 알고 있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얼마나 나아갔는지에 대해서도 아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임기 절반 동안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고, 기반을 닦았고, 지금 드디어 싹이 돋아나고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반에는 보다 확실하게 성과를 체감하고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나가아가고 있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보수 진영간 대립으로 주요 개혁 과제와 정책들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문제도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인데 진보·보수 이념간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각각 거리에서 다른 집회들을 하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집권 후반기에는 조국 사태를 통해 국민적 요구가 커진 '공정성 회복'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용에 있어서의 공정의 문제, 또 조국 장관을 통해 한 번 더 부각이 된 교육에 내재돼 있는 불공정한 요소들을 해결하지 못한 실망감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각별하게 노력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집권 후반기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더욱 폭넓게 소통하고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공감을 넓혀나가겠다"며 대국민 소통을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경청하고 국민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마련됐다. 방송이 각본 없는 형식으로 준비된 것도 이 때문이다. 스쿨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민식이 엄마'에서부터 일용직 노동자, 자영업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가족 부부, 고등학생 등 다양한 패널들이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예정된 방송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00분이었지만 질문이 쉬지 않고 이어지면서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야 종료됐다. 문 대통령은 20여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질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선 패널들이 훨씬 많았다. 또 국민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국민들이 보내 준 질문지는 1만6034장에 달했다. MBC는 이 질문지들을 수레에 실어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는 국민들이 보내 준 질문을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