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연봉 총액 상한제 '샐러리캡'의 세계
'현질' 통한 선수 싹쓸이 방지차원…NBA 1984년 도입배구여제 김연경 연봉 해외 20억원→국내복귀 3.5억원프로농구·프로배구 이어 KBO 2023년 도입
유럽에서 최고 20억원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은 3억5000만원에 흥국생명과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샐러리캡(salary cap)'이라는 생소할 수 있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샐러리캡은 스포츠에서 한 팀이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의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다. 한국 여자배구는 옵션을 포함해 23억원이다. 23억원 중 김연경의 몫 3억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흥국생명 동료들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프로는 돈'이라고 하지만 특정 구단에서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해 팀들의 전력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긴 제도다. 구단들이 선수 영입에 지나칠 정도로 과열되는 걸 막고, 투자라는 개념에서 보면 모순일 수 있지만 공정한 승부를 유도할 수 있다. 샐러리캡은 다시 '하드캡(hard cap)'과 '소프트캡(soft cap)'으로 나눈다. 하드캡은 리그에서 정한 연봉 상한선을 어떤 이유로도 초과할 수 없는 엄격한 시스템이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등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이에 반해 소프트캡은 예외 규정을 둬 일정 부분 상한선 초과를 허용한다. 대신 초과분에 사치세를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당 구단에 부담을 안긴다. 상한선뿐 아니라 하한선도 기준을 정하는 '샐러리 플로어(salary floor)'가 있다. 한 구단이 의무적으로 책정해야 하는 연봉이다. 과도하게 선수를 싹쓸이하는 것 못지않게 투자에 인색해 어리거나 몸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로만 구성한 팀도 리그의 균형을 깨는 건 마찬가지다.
예외 조항에 대해서 사치세를 부과하는 소프트캡 방식이다. 메이저리그(MLB)는 샐러리캡이 없지만 이와 유사하게 사치세 기준선을 마련한다. 소프트캡에 가깝다. 이밖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메이저리그사커(MLS) 등이 샐러리캡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녀 프로농구(KBL·WKBL), 프로배구(KOVO)가 적용하고 있다. 국내 1위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올해 1월 이사회에서 2023년 샐러리캡 도입을 결정했다. MLB 방식의 소프트캡이다. 이런 가운데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구단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샐러리캡을 언급했다. 구체적이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투명성이 엄습한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이 샐러리캡을 활용하고 있지만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의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등은 도입하지 않았다. 샐러리캡은 연봉 상한을 준수하지 않고, 구단과 선수가 뒤로 이면계약을 하거나 리그가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될 수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