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나온다②] 한국은 후발주자?
중국, 내년 CBDC 상용화 예정 중바하마, 지난해 10월 CBDC 도입싱가포르, 홀세일 CBDC 집중할 것스웨덴 e크로나 프로젝트 최종 단계전문가들 "속도보다 관련 논의 중요"[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전 세계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중국은 내년 디지털 인민화를 상용화한다. 싱가포르도 CBDC개발을 마무리했으며 미국은 CBDC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오는 9월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편이다. 한은은 다음 달부터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와 함께 연말까지 1단계 실험을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내로는 2단계 실험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CBDC를 상용화한 나라도 있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바하마는 세계 최초의 CBDC 발행국이다. 바하마의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공식 국가 디지털 화폐인 '샌드달러'를 출시했다. 샌드달러는 미국달러(USD) 기반의 바하미안 달러(BSD)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바하마 국민들이 활발하게 CBDC를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주요 국가에서는 중국이 가장 빠른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2014년부터 CBDC 도입을 준비했으며,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통용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광둥성 선전시와 베이징시 등 5개 지역에서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업도 진행했다. 올해 3월에는 선전시에서 홍콩과 '역외거래 테스트'를 마쳤다. 지난달에는 디지털 위안화 취급 은행을 민간은행으로 넓히고 사용 범위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싱가포르도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우빈'을 통해 지난해 7월 시제품 개발을 끝마쳤다. 프로젝트 우빈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과 미국 JP모건이 개발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소프넨두 모한티 싱가포르통화청(MAS) 핀테크 부서장은 "기존 결제 인프라로 이미 충분히 신속하고 저렴하게 송금이 가능해 리테일CBDC(개인 거래에 사용되는 CBDC)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으로 나타나 홀세일CBDC(대규모 거래를 처리하는 은행 등 기관용 CBDC)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2017년 CBDC 전담조직을 만들고 시범사업으로 e-크로나(Krona)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e-크로나 프로젝트는 3단계로 구성됐으며 지난해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 홍콩은 홀세일CBDC 연구를 지속하면서 리테일CBDC 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홍콩달러(e-HKD) 도입을 위한 기술과 규제 이슈들을 연구하기 위해 홍콩금융관리국(HKMA) 내 실무그룹을 꾸렸다. 유럽연합(EU)은 내년까지 디지털 유로화 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러시아도 2023년 디지털 루블화를 발행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중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워낙 빠르게 CBDC 도입 논의가 이뤄졌기에 우리나라는 다소 속도 면에서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BDC가 통화주권과 연결돼 있는 만큼 국가간 상황이 중요한 데다가 프라이버시 문제 등 사회적 이슈들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속도전보다는 CBDC 도입 시 발생할 사생활 보호 문제 등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연구와 관련 법규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겸 블록체인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가장 빠르게 CBDC 도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도 통화주권을 위해 CBDC 도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CBDC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빠르게 CBDC 도입을 진행시켰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권 국가에서 CBDC 도입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CBDC를 얼마나 빨리 도입하냐 보다는 프라이버시나 익명성에 대한 문제에 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