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성장률 전망 1.6%, 경기 침체 뜻해…부동산 연착륙 절실"
정부 발표 '2023년 경제정책방향' 평가"성장률 전망치, 침체 심화 우려 반영해""경기 위축, 재정으로 보완 vs 물가 우선""규제 완화로 부동산 위기 막아야" 공감"수출, 내년에도 中 등 하방리스크 많아"[세종=뉴시스] 임소현 임하은 기자, 고은결 = "1.7%도 탄식이 나왔다는데…1.6%는 그만큼 위험을 인지한 거죠."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 1.6%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심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 하반기 급격히 위축된 부동산 시장은 내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21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는 원래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비관적으로 하면 국민이 불안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렇게 발표한 것은 그 정도로 경제가 심각해서다. 경기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한국은행 1.7%, 한국개발연구원(KDI) 1.8%, 아시아개발은행(ADB) 1.5% 등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1.7%로 전망했을 때에도 탄식이 나왔다는데, 1.6%는 굉장히 낮은 숫자"라며 "그만큼 위험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경제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침체로 전망한 것이다. 내년 경제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사전에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건전재정 기조' 유지 방침에 의견 분분 정부가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며 내년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 경기가 워낙 크게 작용하므로 보완하려면 국내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재정 역할도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민간에서 사실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등이 일어나 저금리 시대에 있었던 것들이 많이 정리되고 있다. 그러면 아무래도 정부가 경기가 너무 위축되지 않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어 취약 계층 지원 등 필요성도 늘어난다"며"정부가 (성장률 전망치가 1.6%에 그칠 정도로) 경기가 안 좋게 간다고 보면 그 와중에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이 아닌) 긴축 재정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광석 실장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며 "통화 정책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물가 안정을 놓치는 것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2021년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경기 방어를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면 금리가 인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재정이 더 악화된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위해 규제 대폭 완화해야" 경기 침체 우려 속 부동산 경착륙 위험을 피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모아졌다. 김정식 교수는 "내년에 부동산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건설사가 부실화되며 금융시장이 상당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폭적인 규제 완화,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시대에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고금리 시기에는 전세,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돼 있다.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키려면 각종 대출 규제, 투기 지역, 양도세와 보유세 등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현재 정부가 하는 취득세 등은 연착륙에 도움이 안 된다"며 "다주택자에게 양도차익 82%를 세금으로 걷는데 너무 비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석 실장은 "그동안 도입한 대출 규제 등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도입했는데, 올해와 내년 부동산 가격 조정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규제"라고 짚었다. 이어 "규제 완화로 가면 조정 국면의 진정 효과는 있겠지만 가격 하락이 플러스 상승 전환되는 데 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악화는 건설업체 부도 등으로 문제가 커져 거시경제 악순환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규제 완화, 제도 개선 등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동원해 엄청난 폭락세를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하방 압력 여전…中·반도체 영향"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과 관련해서는 하방 압력이 여전하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원자재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 무역수지는 오히려 적자폭 줄거나 흑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과 반도체가 (수출 환경) 계속 안 좋다 보니 아마 상반기까지는 마이너스가 지속될 것 같다"고 평했다. 하준경 교수도 수출 둔화에 대해 "대외여건에 기인한 것이므로 중국의 영향이 커서 하방리스크는 많이 있다"며 "세계 경기도 상당히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고물가·고금리 우려는 내년 상반기 이후 잦아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주 실장은 "고물가·고금리는 내년 1분기 혹은 상반기까지만 이슈가 될 것"이라며 "외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그때는 (한국도) 금리를 조금씩 내리며 추경을 푸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