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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본토 160㎞ 거리 쿠바 군사 훈련 시설 설치 협의"

등록 2023-06-20 16:01:06   최종수정 2023-06-20 17: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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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의 대만문제 관여 대응 차원일수도"

플로리다와 불과 160㎞…중국군 주둔시설 가능성

미·중 해빙 분위기 영향 주목…백악관은 논평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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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06.19.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미국 국무장관이 5년 만에 중국 본토를 찾아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면서 미·중 관계가 해빙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턱밑에 군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쿠바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언론에서 제기됐다.

군사훈련시설은 추후 군대 주둔 시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대만 문제에 관여하는 것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중국은 쿠바 내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전·현직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과 쿠바는 섬 지역에 새로운 군사 훈련 시설을 짓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플로리다 해안에서 불과 100마일(약 160㎞) 떨어진 곳에 중국군과 보안 및 정보 작전부가 배치될 수 있다는 경보가 워싱턴에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확정 단계는 아냐…美, 협상 막기 위해 쿠바 접촉

중국은 쿠바 북부 해안에 군사 훈련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WSJ는 미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협상을 막기 위해 쿠바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 중이며,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쿠바 내 우려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쿠바에 군사 훈련 기지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WSJ는 지난 8일에도 중국이 쿠바 내에 스파이 시설을 구축하기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처음에는 "정확하지 않다"고 보도를 부인했고, 추후에는 중국이 2019년부터 그러한 움직임을 보여 정부가 적절히 대응해왔다고 해명했다.

◆"중국 군대 영구 주둔 잠재적 기반…정보수집 확대"

쿠바 내에 중국의 군사 훈련 시설이 만들어지면 향후 중국군의 주둔 시설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미국 정부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매체는 "미 전·현직 관료들은 새 군사 시설이 쿠바에 중국 군대를 영구적으로 주둔할 잠재적 기반을 제공하고, 미국에 대한 전자 도청을 포함한 정보수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계획된 시설이 중국의 '프로젝트 141'의 일환이라는 점"이라며 해당 프로젝트는 인민해방군이 중국의 군사 기지와 물류 지원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캄보디아에 있는 중 해군 전초기지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목적이 알려지지 않은 군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방 지역에서는 아직 이 같은 시설이 알려진 곳이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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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산타글라라 카운티 팔로알토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을 만난 것을 두고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2023.06.20
◆미·중 관계 회복에 악재될 수도…대만 문제 맞불조치

이번 보도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나 18~19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 등을 만나 양국 관계 회복의 물꼬를 튼 직후 나왔다.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양국 긴장관계 해소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은 이 문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WSJ는 "미국 관리들은 쿠바 내 새 훈련 시설 계획에 대한 언급은 극비로 분류된 최신 정보에 포함돼 있으며, 설득력이 있으나 부분적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정책 결정자들과 정보 분석가들은 다른 수준의 경계심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쿠바에 군사 시설을 설치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대만 문제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는 모습이다.

WSJ는 "일부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는 쿠바에서의 행동을 미국과 대만 관계에 대한 지리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편 매체에 따르면 주미 중국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외교부의 지난 9일 논평을 인용해 중국과 쿠바 사이 어떠한 거래도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주미 쿠바 대사관은 전날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앞서 WSJ의 스파이 시설 보도에 대해서는 "완전히 허위이고 근거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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