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만 공공의 적 됐다"…건설업계 당혹·불만[철근 누락 사태 일파만파]③
정부, 무랑판 구조 민간 아파트 조사안전진단, 보수비용 시공사 부담 원칙"건설사에만 책임 물어…공공의 적 됐다""무량판 구조 막연한 공포심 커져…답답"안전진단에 공기 지연 등 위축 우려도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는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단지의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정부가 안전진단은 물론 보수·보강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부터 단지별로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9월 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전수조사 대상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중 시공 중인 현장 105곳과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 등 총 293곳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이어 GS건설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까지 대형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건설업계에는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부실시공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의 전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LH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아파트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 조사를 벌여 건설업계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LH 발주 공사 중 일부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근이 누락된 경우도 있는데 무량판 구조로 시공했다는 이유로 건설사에만 책임을 묻는 듯한 모습이라 억울한 부분도 있다"며 "건설사가 '공공의 적'이 돼 가는 분위기라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LH 발주 공사와 민간 공사는 설계표준안 자체도 다르고, '철근 누락' 사태는 설계와 시공, 감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인데 마치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모든 아파트가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비치고 있어 답답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GS건설도 최소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근이 누락된 LH 아파트 시공사 대부분이 중소 건설사"라며 "자금 사정이 좋은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낫겠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철근 누락' 등 위법 사항 발견 시 등 강력 처벌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주택사업 경기가 더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공 중인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이 진행될 경우 공기 지연 가능성도 있고, 이미 준공된 단지의 경우 입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전진단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민간 아파트 전수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건축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김오진 제1차관은 "정부는 국민 안전 최우선을 원칙으로 그간의 관행적인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안전에 대한 책임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등록 취소, 영업 정지, 벌금 등으로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