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겠다" 업계까지 개선요구…산업부, 허가기준 강화[알박기 신재생③]
자기자본비율 10%→15%…최소 납입자본금 1%착공까지 태양광 기준 2년 초과 시 허가 취소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문재인 정부 당시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으로 인해 발전사업 허가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가성사업자'를 가려내기 위한 방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실제 사업을 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허가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기위원회가 발전사업 허가 업무를 개시한 2001년부터 최근까지 허가한 사업 1000여 건 중 25~30%만 사업을 실제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된 사업 100건 당 적어도 70건은 개시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그간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신규 허가건수(3㎿ 초과 기준)도 2011년 19건(1.4GW)에서 2021년 98건(10.3GW)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분별한 사업 허가로 인한 문제는 계통문제로 이어진다. 진짜 사업을 하려는 '진성사업자'까지 '가성사업자'의 난입으로 전력망 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전력수급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한 발전사업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정부는 재무능력을 기준으로 한 허가기준 강화에 나섰다. 이번 고시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허가된 발전사업의 실제 이행력을 높이고 전력시장 질서를 확립할 목적으로 발전사업 인허가 요건 및 풍력자원 계측기 기준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먼저 앞으로 발전사업을 하려면 총사업비의 자기자본비율은 15%를 넘어야 하고, 최소 1% 이상의 납입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존에는 총 사업비의 10%였던 자기자본비율이 상향 조정됐고 최소 납입자본금이 신설된 것이다. 신용평가 B등급 미만의 경우에도 재원조달 가능성을 입증하면 가능했던 허가 신청이 무조건 B등급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초기개발비 지출 및 조달계획' 제출도 의무화됐다. 까다로워진 재무능력 심사를 통과했더라도 기한 내 착공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허가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인 '공사계획 인가기간'은 태양광·연료전지는 2년, 육상풍력은 4년, 해상풍력은 5년으로 지정됐다. 다만 허가부터 사업개시까지 기간, 즉 준비기간은 현실화된다. 육상풍력은 4년에서 6년으로, 해상풍력은 4년에서 8년으로 확대된다. 모호했던 공사계획 인가기간 연장 요건은 최소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경우로 구체화됐다. 준비기간은 최소 개발행위 허가를 득했거나 득할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을 때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풍황계측기 유효기간이 설치허가일로부터 3년 이내로 신설된다. 발전허가 요건으로 풍황계측을 요구하고 사업자 간 부지중복이 있을 경우 계측기 설치순서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부지선점·매매목적으로 계측기를 설치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설치된 계측기의 경우 유효기간은 차등 적용된다. 설치 1년 미만의 경우 시행일 이후 3년, 1~3년 된 계측기는 설치허가일 이후 4년 이내에 사업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3년 이상된 계측기는 시행일 이후 1년이 적용된다. 유효지역은 분류기준을 해상·육상으로 단순화하고 각 분류별 유효지역 면적을 해상은 반지름 7㎞, 육상은 반지름 2㎞로 재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 간 분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력시장 질서 확립 및 전력수급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발전사업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