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에 불확실성 걷혔지만…美 관세전쟁 골든타임 총력 대응 절실
尹 파면 직후 산업장관 주재 긴급 간부회의韓 대행 체제에 관세 협상 골든타임 놓치나상호관세에 車 관세까지…협상 중요성 커져세 차례 고위급 회담…장관급 만남으론 한계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대통령 탄핵 정국에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까지 '내우외환' 위기에 놓였던 한국 경제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통상 당국은 숨 돌릴 새 없이 미국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부처 1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및 차질 없는 직무수행을 당부했다.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곧바로 긴급 업무점검을 통해 부처내 전열을 가다듬은 것이다. 산업부는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해소되면서 미국발 관세 충격 해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통상 리스크 관리 등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동안 미국 정부와의 협상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선(先) 관세, 후(後) 협상' 전략을 취하는 만큼 상호관세가 발표된 지금이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란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배경으로 주장하는 '대미 관세 50%'는 부가가치세 등 비관세 조치를 고려해 산출한 수치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과도한 규모란 분석이 많다.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지난해 기준 대미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이다. 국정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정상급 만남이 요원해지며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FTA 체결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을 물게 됐다.
더욱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는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협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뿐 아니라 철강·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한 품목 관세도 예고된 상태다. 상호관세 발표 당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수입산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에 파생상품인 맥주캔과 빈 캔을 추가한다고 공개하면서 조치가 시행 중인 품목도 안심할 수 없어졌다. 산업부는 수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우려되자 고위급 회담 및 실무급 협의를 추진하려고 한다. 특히 고위급 회담에 힘을 싣기 위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대미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산업부가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것도 벌써 세 차례다. 앞서 안 장관은 2월 26~28일, 정 본부장이 지난달 13~14일, 안 장관이 지난달 20~21일 각각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만나 우리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국정 리더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된 만큼 고위급 회담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당분간 기업들이 관세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은 상당히 제약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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