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 ① 민주당] 지지율 1위 문재인, '어대문' 가능할까
이때문에 지지층 사이에서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란 말이 자연스레 회자되고 있다. 전체 주자 중 2위에 오른 안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문 전 대표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렇다면 안 지사와 4위권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 상당 폭이 경선 이후 문 전 대표에게 흡수되면 말그대로 '어대문'이 현실화할 것이란 낙관론에서다. 하지만 대권이란게 그냥 주어질 리가 없다. 문 전 대표에게도 아직은 적잖은 고비가 남아 있다. 일단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이 보도될 경우 동정 여론이 일면서 보수진영이 결집할 수 있다. 이 경우 보수 후보와 국민의당과의 연대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반문연대'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보수 후보사이에서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고, 국민의당도 아직까지는 자유한국당 등 탄핵 반대세력과 손잡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선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문제는 또 있다.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의 중심지인 호남에서 문 전 대표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않은 부분이다. 물론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잠재적 경쟁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치고 올라올 경우 결과를 장담키 어렵다. 따라서 문 전 대표는 최근들어 호남 민심 잡기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9일 당내 TV토론회에서 "군 복무 당시 전두환 장군에게 표창장을 받았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자신의 안보관을 부각시키려다 호남 정서와는 동떨어진 '전두환 표창'을 사례로 들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20일 옛 전남도청을 찾은 자리에서 5·18 유족인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그 시점에 그런 말씀을 해야 했느냐"며 "전두환 때문에 남편과 자식을 잃었다.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해 이 자리를 지키는 이 시점에, 꼭 그런 말씀을 해야 했느냐"는 성토를 들어야 했다. 또 다른 유가족도 "자식이 여기서 죽었는데, 어떻게 전두환 상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느냐"라면서 "어제 한 말은 여기에서 사과하라"고 문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저는 제가 5·18 때 전두환 계엄군에 의해 구속됐던 사람"이라며 "제가 군대에 있을 땐 군 복무를 열심히 해서 그런 것이다. 저도 (전두환을) '반란군의 우두머리'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그래도 항의가 이어지자 "어제의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좀 거두시라"라며 "그런 뜻이 아니었다"라고 문 전 대표는 거듭 양해를 구해야 했다.
문 전 대표는 즉각 이와 관련, "부산캠프가 출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부산을 발전시켜나갈 부산 출신의 대통령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지만,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 그리고 국민의당까지 나서서 "지역주의를 부추긴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역주의 조장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영호남 모두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도 역시 호남 주민들의 정서와 거리감이 있어 문 전 대표 측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