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론 재점화…與 "반성·사과부터" vs 野 "조건 없이 해야"
이낙연 "당사자 반성과 국민 공감 중요하다는 당 입장 존중"안민석 "사면론으로 국론 분열 말고 힘 모아 코로나 극복을"정의당, 사면 반대…"권력자도 법 앞에 평등할 때 통합 가능"국민의힘 "조건 없는 사면" "文 대통령 정치적 결단 필요해"
연초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냈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고조되자 최고위원 간담회를 통해 '당사자 반성'과 '국민적 공감'이 우선이라고 정리하며 한발 물러섰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이 확정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에 여지를 열어뒀으나, 당내 여론은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사면의 당위성에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5선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면을 찬성하는 이유가 '국민통합'이라고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도 없다. 반면 사면을 반대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고 구체적이며 정당하다"라고 썼다. 안 의원은 "박근혜 사면하면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도 사면할 것인가. 무엇보다 추운 겨울 몇 시간을 달려와 촛불을 든 국민은 뭐가 된단 말인가"라며 "사면론으로 국론 분열하지 말고 힘 모아 코로나 극복하자"라고 했다. 민주당 4선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일단 박근혜 전 대통령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유승민 전 의원은 판결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면 요구부터 들고 나왔다. 참 화가 난다"라며 "앞으로 그 당시 집권세력 안에서 제2, 제3의 사면 요구가 빗발칠 텐데 국민 앞에 두 전직 대통령이 반성과 사과로 함께 책임을 진다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라고 적었다. 진보 야당인 정의당은 사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론 논란이 일면서 국정농단에 부역하고 동조했던 세력들이 정치 보복을 운운하면서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라며 "뻔뻔하고 염치없는 모습이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사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아무리 사면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지만, 국정농단 사건은 그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범죄"라며 "한때 최고의 권력자라도 법 앞에 평등할 때만이 국민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박근혜 씨에 대한 사면,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반면 보수 야권에서는 조건 없는 사면 요구가 이어졌다. 한때 친박계와 대척점에 섰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법적 결정을 넘어서 더 큰 대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국민의힘 4선 권성동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높은 형량이 나온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20년은 너무 지나치게 과하다고 보고 있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문제는 국민 통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4선 김기현 의원은 "국가 품격 차원에서 보더라도 정치 보복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늦기 전에 문재인 정권하에서 끝없이 증폭된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이제는 청산하도록 대통령의 조건 없는 사면 결단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