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기대감 보인 文대통령…"남북미 대화 복원 희망"
국무회의 모두 발언 통해 판문점 선언 3주년 메시지 발신"5월 한미 정상회담, 대북정책 방향 정립 계기 되기를""바이든과 평화 진전 길 찾고자…남북미 물꼬 트였으면"2주년 메시지와 대조…남북 실천 의지 대신 美 기대감만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8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5월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한다"며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 복원과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5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발표할 대북정책 최종본을 확인하고, 이후 본격적인 정책이행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싱가포르 선언 계승 위에서 북미 간 멈춰버린 비핵화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인식을 꾸준히 밝혀온 문 대통령이 남북미 대화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은 5월 한미 정상회담의 희망 의제를 미리 밝혀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폭넓은 목표를 정해놓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지난해 판문점 선언 2주년 메시지와 달리 올해 메시지가 한반도 평화의 당위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친 것은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27일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더딘 판문점 선언 이행 속도에 대한 성찰과 함께 코로나19 방역을 매개로 한 최소한의 남북협력 실천 과제를 찾아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에 한 달 앞선 3월 미국 언론 중심으로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現 노동당 총비서)의 사망설을 시작으로 남북미 관계의 파열음이 시작됐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고, 6월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이뤄졌다. 북한은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는 명백한 판문점 선언 위반이라는 논리로 긴장감을 높였고, 이로 인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 등 남북 정상간 합의 상징물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북한은 조선인민국 총참모부 명의의 성명을 통해 군사행동 계획까지 세우고도 김 위원장의 중단 지시로 멈췄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판문점 선언 3주년 메시지에서 "판문점 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다.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 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한 것도 지난해의 상황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당위적 표현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제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 위에서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