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이재명 지사는 결단을’...국토부, 버스파업 저지 '동분서주'

등록 2019-05-09 14:21:1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국토부 관계자 "속단하기 어렵지만 기대 하고 있어"

분권화 추세따른 권한이양으로 대응 한계…'고민' 깊어

자동차노련, 오늘 오후 파업찬반투표 결과 공개 예정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업무협약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국토교통부가  요금 현실화 등을 내건 버스노조 파업을 막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파업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이재명 경기도 지사 측을 꾸준히 접촉하며 요금 인상을 설득하는 등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이 서울-인천 버스의 동시 인상안을 고수하는 등 양측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속이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 측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지만 (양측이) 노력을 하고 있어 기대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측이 파업사태를 막기위해 한걸음 물러설 가능성에 대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확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이 지사측이 막바지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정부가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경기도 민선자치단체장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원론적 의미로도 읽힌다.

 국토부는 버스업계 주52시간제 안착의 열쇠를 경기도가 쥐고 있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김현미 장관이 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와 전격 회동하는 등 요금인상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 지사측이 조건부 인상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서울시와 환승 할인으로 묶여 있는데 경기도만 요금을 올리면 그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된다는 논리다.

국토부가 수장간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이 지사 설득에 공을 들이는데는 ▲정부 지원 등 다른 수단이 없는데다 ▲경기도가 나머지 7개 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도가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면 따라서 올리려는 곳들이 있다. 경기도가 풀리면 다 풀릴 것”이라며 “빨리 결정돼야 (파업)문제를 풀 수 있다”고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7개 자치단체가 경기도의 선례를 따라 요금을 인상하면 버스업체들이 기사 채용에 나서는 등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여 파업 동력도 사그라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버스노조의 파업 경고가 '주52시간제 시행' 을 등에 업고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국토부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은 지난 8일 부산과 대구, 울산, 충남 지역 버스사업장에서 실시한 찬반 투표결과와 9일 실시한 서울, 경기도 지역 투표 결과를 취합해 이날 오후 6~7시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전국 자동차노련 소속 479곳 가운데 절반가량인 234개 사업장이 동시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바 있다. 운전기사 4만1000여명, 버스 기준으로는 2만대 가량이 해당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전국 11개 광역자치단체 노선버스 노동조합 파업 찬반 투표가 시작된 8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한 버스 차고지에 노선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19.05.08. [email protected]
버스노조의 '위협'을 연례행사 정도로 치부하던 국토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파업시계가 빨라지고 있지만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주52시간제 안착'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분권화 추세에 따른 지자체-중앙정부간 힘의 이동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은 모양새다. 버스 파업의 뇌관을 제거할 정책수단은 지자체로 대거 옮겨갔지만,  지자체간 이견을 조율할 수단은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고민은 버스노조 파업을 염두에 둔 ‘파업 대책’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정부가 준비한 '플랜B'는 파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자체 대응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택시나 전세버스 등 대체수송 수단을 늘려야 하지만, 택시 부제 해제나  전세 버스 확보 등도 대부분 지자체 소관사항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택시 부제 해제, 수도권 버스 연장운행도 지자체 소관사항”이라며 “전세버스도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