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불어닥친 삭발 바람…"투쟁 성공" vs "구태 정치"
"보수통합 위한 결기 있는 행동 의미 있어""이슈 몰이 성공…더 하는 건 큰 의미 없어""희망·비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지 않나"
18일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과 5선 중진 심재철 의원, 막말 파문으로 한국당에서 제명된 바 있는 차명진 전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지방에서도 박춘덕·손태화·조영명·정길상 등 창원시의원 4명이 삭발 행렬에 뒤따랐다. 이 의원은 삭발에 앞서 "문재인 정권이 국민상식의 이러한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저항권에 의한 정권 퇴진이 답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저는 오늘 그 결기를 스스로 다지기 위해서 삭발투쟁에 동참하겠다.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1일 박인숙 의원과 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에 이어 16일 황교안 대표, 17일 강효상 의원·김문수 전 지사·송영선 전 의원이 한국당 삭발 대열에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 10일 가장 먼저 머리를 밀었다.
황 대표 이후 열기가 정점을 찍으면서 삭발 투쟁 자체에 대한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결기를 보여주었다는 시각이 많지만 '구태정치'라는 비판을 의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당 한 의원은 "제1야당 대표 중 최초의 삭발이라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은 결단이라는 의미다. 현재 지도부의 과제인 보수대통합을 위해서도 의지 있는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부분을 높이 산다"며 "고무된 당원들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이슈 몰이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이상 계속해서 삭발만 줄을 이어 한다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카드를 현재 소진할 필요는 없고 앞으로도 삭발 등을 해야 할 상황은 계속해서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껴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지나치게 올드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삭발을 한다고 해서 당장 뭐가 달라지겠는가. 야당으로서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며 "구태정치라는 비판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