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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0주년①]종업원 36명 소기업에서…반도체·가전·무선 등 글로벌 1등 제품만 12개

등록 2019-10-31 07:00:00   최종수정 2019-11-04 1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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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종업원 36명, 자본금 3.3억원으로 출발해

지난해 매출 243조7700억원으로 20년만 9.5배 ↑

D램, 낸드, 스마트폰, TV 등 12개 분야서 세계 1위

동경 선언, 신경영 선언의 '뚝심'이 일류 기업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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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게양대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19.10.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삼성전자가 오는 11월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뒤늦게 전자사업에 뛰어든 한 소기업은 반세기 동안 끝없는 도전을 거듭,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굴지의 대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13일, 종업원 36명에 자본금 3억3000만원의 소기업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다. LG가 1958년 세운 금성사보다 10년 뒤처진 출발이었다. 설립 첫해에는 순손실 400만원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성장을 위한 준비는 거침 없었다. 이듬해 1970년에는 삼성NEC가 설립돼 백색가전과 AV 기기의 생산이 이뤄졌다. 1974년에는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고, 1980년에는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했다.

그리고 1983년 2월,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경 선언을 발표하며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수군댔다. 그러나 조롱이 경탄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그해 11월, 미국과 일본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디램 개발에 성공했다. 경기 기흥에는 반도체공단을 구축하며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담아 창립기념일도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일인 11월1일로 바꿨다.

외형 성장세도 가팔랐다. 삼성전자 직원은 1973년 1458명, 1978년 1만1504명, 1987년 2만2216명, 1994년 5만1926명, 2011년 10만1970명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직원 수는 총 10만3016명이다.

설립 첫해 순손실을 냈지만 10년 후인 1979년에 10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1980년에는 오일쇼크 영향으로 55억원 적자를 냈지만 삼성전자의 당기순손실은 이 해가 마지막이었다. 삼성전자는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38년 연속 당기순익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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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할 만한 해는 1988년이다. 삼성반도체통신과 합병한 그 해 '순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이룬 성과다. 1995년에는 2조5054억원으로 조단위 순익을 달성했다. 2004년에는 10조7867억 원으로 10조원대 이익을 돌파했다. IMF 외환위기를 겪어낸 2002년에 국내 재계 서열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43조7700억원으로 20년 전인 1998년(약 25조7000억원)보다 9.5배 뛰었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00조원 이상, 브랜드 가치는 611억달러 수준이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2008년 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7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초일류 기업의 면모를 과시한다. 전자 시장의 굵직한 품목인 D램, 낸드와 TV, 스마트폰, 냉장고 시장에서 모두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스템LSI 분야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스마트카드 IC, 스마트 사이니지, 중소형 AMOLED 등도 포함해 총 12개 분야에서 세계 1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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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TV 제품을 가리키고 있다. 그의 왼편으로는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가 있다. (사진=삼성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비약적인 성장은 투자, 체질 개선 등을 위한 뚝심과 결단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평가한다. 80년대 동경선언에 이어 90년대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각성의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7일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으고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은 '질 위주'의 경영을 정착시키고 불량을 뿌리 뽑기 위해 '라인스톱제', '휴대폰 화형식'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가시적 조치와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불량은 암'이란 인식을 스며들게 했다.

한편, 반백년 간 달려온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유례 없는 불확실성에 마주했다. 사실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대외환경 불확실성, 현실이 된 실적 악화 등이 한꺼번에 겹쳤다. 그러나 격랑 속에서도 지난 50년 간 지속한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변함 없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이달 10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월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하고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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