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수장 3곳 여과지에서만 유충…수돗물엔 없었다(종합)
환경부,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 전수조사결과 공개합천 적중·강릉 연곡·무주 무풍 3곳…31일까지 조치인천 266곳 발견 안돼…인천 외 공급계통과 관련無벌레 유입·번식 3중차단…여름철 역세척 주기 단축환경장관, 서울 뚝도정수장 점검…"ISO 22000 권고"
여과지 이후 공정과 일반 가정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여과지 세척 주기 또는 여과지 외부 노출로 유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28일 오전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입상활성탄지를 이용한 고도정수처리장 49곳 외에 일반 정수처리장 435곳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7~23일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문가와 함께 점검했지만 조사 내용 일부가 부실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25일부터 이틀간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환경부는 다음달 말까지 전문가 정밀원인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 6개 정수장에 도입된 국제표준규격 'ISO 22000'를 다른 지자체 정수장에 도입하고 시설 내부로 벌레가 유입돼 번식할 수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435곳 중 3곳 여과지서만 발견…인천, 조치 후 민원 급감 조사 결과 전체 일반 정수장의 0.7%인 합천 적중·강릉 연곡·무주 무풍 정수장 3곳의 여과지에서만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 여과지 이후 과정인 배수지와 수용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유충이 여과지에서 걸러진 후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흘러가지 않았다. 취수장 혼화지-응집지-침전지-여과지 등의 단계를 거친 수돗물은 염소 투입 후에 정수지-펌프실-배수지 등을 거쳐 일반 가정으로 공급된다. 계곡수를 원수로 이용하는 합천 적중 정수장과 무주 무풍 정수장에서는 여과지를 7일 간격으로 역세(뒤집어 세척)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통상 역세 주기인 2~3일보다 길어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강릉 연곡정수장에선 완속 여과지가 외부에 노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유충이 발견된 3곳에 대해 즉시 여과지 운영을 중단했다. 이어 31일까지 여과지 모래 교체, 포충기 설치, 역세 주기 단축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깔따구 유충이 대거 발견된 인천 지역에서는 문제가 된 활성탄지를 차단하고 배수지와 관로 내 물을 빼냈다. 그 결과 지난 22일부터 관로상 관측지점 266곳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관로 말단 수돗물 속 유충이 가정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발견 건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 가정 내 유충 발견 신고 건수는 지난 21일 24건에서 23일 18건, 26일 4건으로 줄었다. 인천 외 지역에서도 유충 발견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돗물 공급계통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된 벌레는 실지렁이, 나방파리 등이다. 주로 하수구 막힘, 욕조 하부 물 고임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이날 정수장 내 벌레 유입과 번식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달 말까지 전문가 정밀원인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현재 전문가 정밀원인조사반이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오늘 활성탄지 시설을 점검해 다음주 중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다음달 중엔 정밀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정수장 내 유충 유입과 발생을 막기 위해 '3중 차단시설'을 설치한다. 건물동에 미세방충망과 이중 출입문을 설치해 생물체 유입을 차단한다. 건물 안에는 포충기를 설치하고 입상활성탄지엔 개폐식 차단시설을 마련한다. 정수장 청소 상태와 물 웅덩이 발생 여부, 방충설비 이상 여부를 매일 점검한다. 방충망이 파손될 경우 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창문 개방과 환기구 가동을 금지한다. 지자체엔 여름철 입상활성탄지 역세척 주기를 줄이면서 역세척 속도와 지속시간을 늘리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또 관할지역 저수조와 물탱크 청소를 일제 실시하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수돗물 민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민원 조치 사항 전 과정을 신속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1일부턴 '수돗물 안전관리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환경부 홈페이지에는 주거지역별 유충 발생 현황을 볼 수 있는 '우리 동네 수돗물 상황'이 게재된다. 환경부는 지자체에서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수돗물 정보 제공과 민원 창구로 활용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지자체에 유충 민원 대응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민원 발생 시 현장 출동부터 조치 결과 사항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공개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깔따구 등의 벌레가 정수장에서 대량으로 발생했다는 분석에 대해 신 국장은 "최근 겨울철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로 깔따구 등이 이상 번식했다는 측면에 주목해 국립생물자원관에 기후변화와 깔따구 유충 증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답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뚝도정수장을 방문해 정수장 설계 현황과 위생관리 절차, 'ISO 22000' 인증 관련 사항 등을 점검한다. 환경부는 특히 서울시 6개 정수장에 도입된 ISO 22000에 주목하고 있다. ISO 22000는 식품 생산 및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해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규격이다. 환경부는 추후 다른 정수장에서도 ISO 22000을 도입할 수 있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환경부와 서울시 위생관리절차서 등에 따르면 뚝도정수장은 여과지, 활성탄 흡착지, 정수지, 배수지 구역 간 차단벽을 설치해 해당 구역과 외부 공간을 분리하고 외부에서 오염물질 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출입 시 옷과 신발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실내 청소를 한 후 그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신 국장은 "ISO 22000을 도입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정 여건이 충분한 서울시 6개 정수장에서만 도입된 상황"이라며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를 계기로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돗물 유충 사태의 대응·수습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면서 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만족하는 수돗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모든 혁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