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법정구속]삼성 '총수 부재' 비상경영 돌입…'뉴 삼성' 제동 불가피(종합)
징역2년6개월...글로벌 경쟁 대응력 저하·뉴 삼성 도전 발목공격 경영행보 사실상 중단...계열사별 상황 관리 초점 예상재계·학계 "경제 악영향...국가 경제·브랜드 가치 타격 불가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총수 부재상황은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고조로 이끌면서, 기회 선점은 고사하고 자칫 기회 상실로 경쟁 대열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수감되면서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재판장)는 18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란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기소된 지 약 4년 만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론 현장경영에 나서며 조직을 추스리며 외부적으론 중국 정치인, 기업인들과의 회동에 나서는 등 재계 1위 수장의 면모를 보여왔다"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존재감이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았는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총수 부재' 사태로 대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의 인수합병이나 투자, 미래먹거리 확보 등과 같은 공격적 경영행보는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각 계열사별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가 구심점이 되어 그룹 전반을 조율할 것으로 보이지만, 리더십 공백을 메꾸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럴 경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삼성’을 위한 도전도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바이오 산업과 해외건설 프로젝트 등 재계 1위 삼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와 학계에서도 삼성의 리더십 공백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전경련 측은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경총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병태 카이스트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오너 구속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체계가 단기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인 대처에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이 부회장이 과거 구속됐을 당시에도 삼성 임원 인사가 2년간 미뤄지고 중요한 투자나 구조조정을 할 수 없었다"며 "과거 반복된 우리나라 재벌 역사처럼 단기적인 영향은 적겠지만 중장기적인 손실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국내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므로 이번 재판 결과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투자, 마케팅 환경 등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곧 한국의 대기업 경영이 뇌물로 발전해 왔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며 "국제사회에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