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③]쏟아지는 관심만큼 우려도…예산·형평성 논란
청년도약계좌가 시중에 나오면, 지난달 출시돼 그야말로 '열풍'이 불었던 청년희망적금처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높은 관심만큼 청년도약계좌에 따라 붙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표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목독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된 상품으로, 청년희망적금과 기본 골격은 비슷하다. 윤 당선인 측은 "부모의 증여 여부에 따라 청년기부터 자산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나 청년의 중장기 자산형성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며 "청년층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가 난립하고 있지만 지원 기한과 대상이 제한적이어 많은 청년층이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고 유의미한 목돈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의 공통점은 두 상품 모두 만기까지 일정 한도 내에서 납입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해 목돈을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앞서 청년희망적금은 2년간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하면 시중이자에 더해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주고 이자소득세 등도 면제, 금리 연 10%대를 주는 일반적금에 드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었다. 윤석열표 청년도약계좌 역시 일정 한도 내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가입자 소득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해 10년 만기가 됐을 때 1억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월 70만원씩 연 3.5% 복리로 10년을 납입하면 1억원을 적립할 수 있는 식이다. 단 청년희망적금이 가입자 모두에 장려금을 지급한다면, 청년도약계좌는 소득이 높은 경우엔 장려금 대신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들은 본인 판단 하에 투자운용 형태를 주식형, 채권형, 예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다. 지원대상의 경우 청년도약계좌 역시 청년희망적금과 마찬가지로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단 개인소득 외 가구소득과 재산기준까지 적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앞서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개인소득만을 기준으로 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었다.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 만 19~34세 청년이면 가입이 가능했다. 따라서 주택 등 자산을 보유하더라도 소득 기준만 맞으면 신청이 가능해 '"'금수저'도 소득 기준만 맞으면 가입이 가능한데, 정작 연봉만 높은 '흙수저'는 가입을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소득기준이 총급여 3600만원으로 사실상 월 실수령액이 270만원만 돼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 젊은층의 원성이 컸다. 반면 윤석열표 청년도약계좌는 연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소득이 있는 청년은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대신, 부모 자산 등 가구소득과 재산기준을 따져 혜택을 달리 적용하겠단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소득 2400만원 이하인 경우 매월 30만원 한도에서 저축할 수 있으며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한다. 연소득 2400만~3600만원이면 본인 납입한도는 월 50만원, 정부지원금은 최대 20만원이다. 연소득 3600만원을 초과하면 정부지원금은 월 최대 10만원이다.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으면 정부지원금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생애최초 주택구입, 장기실직, 질병 등에 따른 장기휴직, 재해 등의 경우 중도 인출과 재가입도 허용된다. 단 재정으로 지원하는 유사 제도와의 중복 가입과 지원은 안된다. 따라서 앞서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했던 이들은 이번 청년도약계좌 가입은 불가하다. 대신 기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의 '갈아타기'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지난 4일 기준 290만명에 달한다. 청년도약계좌에 쏠리는높은 관심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재원 마련과 은행권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의 경우에도 당초 예상인 38만명의 8배가 넘는 가입자가 몰리며, 예산도 당초 456억원에서 1조원 안팎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가입대상과 혜택을 더 늘린 청년도약계좌가 나올 경우 더 큰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만 19~34세는 지난해 7월 기준 63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해 매월 10만원씩만 장려금을 받는다 해도 1년 예산은 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가입자가 늘어날 수록 은행이 져야하는 이자부담도 급격하게 늘어난다. 가뜩이나 청년희망적금의 예상을 뛰어넘은 인기에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6000억~8000억원이 추가된 상황에서, 상시 가입이 가능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은행의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역차별 논란과 세대간 갈등도 세심하게 살펴야 할 포인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부터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정책만 연이어 등장하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항상 세금만 많이 내고 혜택 받는 것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도 가입 대상에서 배제된 데 대한 불만이 크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입자격을 연령을 기준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연령 뿐 아니라 소득 기준도 보다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고, 중장년층들을 위한 상품도 같이 출시돼야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도약계좌에만 최소 5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며 "이 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신중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