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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저출산]③'출산·육아 잡기' 성공…해외 제도 살펴보니[뉴시스 창사 22년]

등록 2023-09-26 08:00:00   최종수정 2023-10-04 10: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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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육아 휴직, 480일 중 아빠 할당제…유연 사용

'출산율 반등' 독일, 사회적 돌봄·가족 친화 기업 추진

전문가 "제도 이용률 편차 줄여야" "민간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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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7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난임, 다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 및 제3차 노인일자리,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3.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 '0.7명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해외 국가들의 사례에 관심이 모인다.

2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출산 국가들은 공통으로 현금성 지원 정책 등 공공지출에도 투자하면서도 출산·보육 정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OECD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 지원 공공지출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1.56%로 OECD 국가 평균(2.29%)보다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는 3.44%, 스웨덴 3.42%, 독일 3.24% 등 고출산 국가들은 2019년 기준 3%를 넘는다.

2020년 합계출산율 1.6명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저출산 대응의 모범적인 국가로 꼽힌다.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1974년에 의무 부성 휴가제를 도입했다. '아빠의 육아휴직'을 '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출산 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 개편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자녀 1명당 부모에게 각각 1년씩 독립적으로 휴가가 주어지는 한국과 달리, 스웨덴은 480일을 부모가 서로 나눠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부모 휴가는 1년에 최대 3회까지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고용주 동의가 있다면 횟수를 초과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제도의 유연성이 활발한 육아 휴직 활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진들은 "부모는 자녀가 12세가 될 때까지 매우 유연한 방법으로 부모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소득대체율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정액 급여와 정률 급여가 함께 구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급자에 대해서 일정 기간 최저임금 수준의 정액급여를 지급하고 이후 일수에 대해서는 정률 급여를 지급하는 급여체계를 갖고 있다. 아버지 할당제 등을 통해서 남녀평등에 기반한 제도 활용률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정 부분 큰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합계 출산율이 1.24명 수준으로 내려앉은 뒤 정부의 고용·보육 정책과 민간 기업의 가족 친화 경영 도입을 통해 천천히 1.54명까지 올린 독일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은 연방 부모 휴직 수당과 부모 휴직제도를 통해 생후 3년까지 부모가 경제적 손실 없이 최대한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독일이 2000년대에 들어와서 영유아 돌봄 체계를 확대하고, 초등 돌봄에 전일제 학교까지 사회적 돌봄 체계를 확장했다"면서 "사회적 돌봄 체계에 기업의 확대를 통해 부모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해서 출산율이 반등이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 또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독일의 출산율 회복에 기여했다.

정 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 독일의 연방상공회의소에서 가족 친화 기업 경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먼저 앞장섰다. 기업 컨설팅, 홍보와 교육 등 비용이 드는 부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또한 부모 급여 및 아동수당 확대와 육아휴직 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이같은 정책이 출산율을 끌어올릴지는 미지수다. 직장 분위기나 문화 등으로 현장 적용에서의 어려움이 존재해 일부 제도의 시행률은 낮기 때문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20년 발표한 '동아시아 국가의 직장 및 사회의 육아환경 조성 정책 비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휴가 관련 인식과 이용, 육아 휴직과 유연근무제 등은 성별이나 업종에 따른 편차가 나타나므로 필요에 따라 성별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고 업종에 맞는 제도를 시행·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육아 휴직 제도의 이용률은 기업체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일·가정양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이) 필요한 사람은 모두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답변한 비율은 47.3%에 그쳤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자유롭게 활용가능하다'는 응답률은 95.5%이었지만 5~9인의 사업체에서는 3.8%에 불과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입법과제: 육아휴직 자동 개시 조항의 신설 방안 검토' 이슈와 논점에서 육아휴직 자동 개시에 관한 규정을 법률에 신설해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간기업 또한 유연근무제 확산 등을 통해 가족 친화 경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교수는 "부모의 일·가족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커다란 주축은 사회적 돌봄 체계와 가족 친화 기업이다. 우리나라는 늘봄 학교까지 확대하면 어느정도 사회적 돌봄 체계가 (확충이) 될 것"이라며 "다만 가족 친화 기업이 (정착이) 안 돼 있으면 반쪽짜리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족 친화 기업은 국가보다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관에서 주도하는 전통이 굳어졌다. 육아휴직을 잘할 경우 가족 친화 기업으로 인정하는 등 관 주도의 가족 친화 기업 사업이 변하지 않으면 가족 친화 기업 확대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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