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소통 이미지' 강화…이재명, '야 대표 위상' 부각
윤, 여야정 민생 협의체 등 선제안…'불통 이미지' 해소이, 윤 면전서 작심 발언…범야권 대표주자 위상 확인
그러나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치적 성과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700여일만에 이뤄진 첫 영수회담에서 불통 대신 소통 이미지를 강화하고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의 위상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4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130분 가량 첫 '영수회담'을 했다. 회담은 13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각각 취임한 뒤 성사된 첫 회담이자, 4·10 총선 19일 만에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주도권을 쥐고 발언하기 보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그간 공식-비공식회의에서 발언권을 독점하고 참모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는 '불통' 이미지를 가져왔던 것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여야정 3자 회동 등 향후 대화를 이어가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도 첫 영수회담에 대해 답답함과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소통의 첫장을 열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회동도 할 수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도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대통령께서 답변했는데 상당히 길었다"며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에서) 상당히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발언 비율이 윤 대통령 85%, 이 대표 15%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정기조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여야정 민생협의체,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 쟁점 현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문 등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단독 영수회담으로 사실상 정국 주도권을 쥔 제1야당 대표 위상을 과시했다. 윤 대통령 등 여권은 총선 참패 전까지 이 대표를 구속돼야 할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대화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이 대표는 15분에 걸친 모두발언에서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주시면 좋겠다"며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고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가족-주변인사 의혹 정리 등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결단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민생협의체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결단하면 빠르게 집행할 수 있지만 여야정 민생협의체 방식으로는 신속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총선 성적도 안 좋고 지지율이 바닥인데 불통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사람(윤 대통령)이 만나자고 제안도 먼저 하고 여야정 민생 협의체도 만들자고 먼저 제안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소득"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선거에서 국민이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하면서 (하고 싶은 얘기를 윤 대통령에게) 다 얘기했다"며 "여당 대표도 없이 야당 대표만 만난거니까 (국정) 파트너라는 위상을 과시한 것만으로도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마지못해 만난 것 같다.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약했다"며 "합의문도 없다. 실질적인 내용도, 의대 정원 증원 외 공감대도 없었던 것 같다. 아쉽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영수회담과 관련해 "소통 계기를 만들었으면 내용 면에서도 보여줘야 하는데 형식적으로만 만났다"며 "형식이 전부가 아니다. 형식과 내용이 (모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용이 맹탕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말을 무게감 있게 받아들였다면 구두 합의라도 좀 나왔어야 되는데 그냥 듣기만 했다"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그러고 끝났다. 공동 합의문도 없었고 핵심 사안에 대한 구두 약속도 없었다. 맹탕이었다"고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