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핵심 시장, 더이상 美 아니다[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①]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IRA에 근거한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이전에도 여러차례 IRA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를 폐지하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전기차 가격은 1000만원 이상 비싸질 전망이다. 이 경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 심리가 위축돼 미국 전기차 시장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이 같은 보조금 폐지의 최대 피해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이미 대규모 생산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대미(對美) 투자로 각각 수십조원의 금액을 지출한 상황이다. 현재도 캐즘(일시적 수요침체)로 일부 투자 계획이나 공장 가동 시기를 조율한 상태인데, 미국 사업 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빅이슈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조정 가능성이다. 미국은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대해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 생산 시 kWh당 45달러를 세액공제 혜택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도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이 AMPC 금액을 잡으려는 목적이었다. 실제 전기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올 3분기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흑자를 달성한 것도 AMPC 역할이 컸다. 올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4660억원, SK온은 608억원의 AMPC를 받았다. 두 기업 모두 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도 올 연말부터 첫 북미 생산 기지인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을 가동하는 만큼 내년부터 AMPC 규모가 본격 확대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AMPC가 폐지될 경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현지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해진다. 현지 사업 자체가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공장은 미국 내 공화당 주요 지지층이 있는 러스크벨트에 포진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변함이 없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및 시장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