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탄핵 국면 소비심리 급락…얼어붙은 내수에 찬물 붓나[세쓸통]
노무현 탄핵소추, 국회 통과 후 소비심리 89로 하락박근혜 당시도 94까지 하락…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저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기대감으로 113까지 반등역대 세 번째 탄핵 우려…"정국 안정돼야 피해 줄여"
역대 세 번째 탄핵 국면이 우리 경제를 위축시킬 거라는 걱정이 많습니다. 소비 심리가 쪼그라들고,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우리나라는 역대 두 번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바 있습니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기각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인용됐습니다. 두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다른 결과를 낳았지만,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소비 위축'으로 동일했습니다. 그렇기에 최근의 혼란스러운 정국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에 찬물을 더 끼얹은 격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두 번의 탄핵 국면 당시 우리 경제는 일시적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우리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 기대심리가 긍정이 부정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이 긍정보다 많아 소비자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04년 3월 이후인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89로 큰 폭 하락했습니다. 100보다 낮은 건 물론, 전 분기인 95보다 6.3%(-6) 떨어졌습니다. 이는 장기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년 1분기부터 100 아래로 떨어진 후 2004년 2분기 89, 3분기 87, 4분기 85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에는 고유가와 고물가, 달러 강세 등이 맞물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도 내수는 얼어붙었습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던 2016년 12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94로 하락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화됐던 한달 전인 같은 해 11월에 먼저 96까지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1월 93까지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는 같은해 3월 탄핵심판이 인용돼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서서히 상승했습니다. 같은해 3월 97이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 102, 5월 109, 6월 112, 7월 113까지 반등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달인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2에서 109로 오르면서 1년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7.1%)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비상계엄을 선포 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타나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는 내수 부진이 지속된 상황 속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빠르게 안정으로 가야만 그나마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면 안 되는데 상당히 불안한 변수다. 이번 (비상계엄이라는) 폭탄이 터지면서 내수도 쉽게 살아날 수 없을 듯하다"며 "정국이 빠르게 안정으로 가야만 그나마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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