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KBO 38년 역사 노히트노런 14번…퍼펙트게임 아직 없어
KBO 2군 퓨처스리그서 2011년 이용훈, 퍼펙트 '대기록'美 MLB 23차례 퍼펙트게임 나와…2012년 이후 '단절'日 프로야구 15번 퍼펙트 기록…1994년 이후 퍼펙트 없어
애니메이션 주인공 '시게노 고로'가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에서 노히트노런에 근접하자, 아들이 노히트노런에 대해 물었다. 단순하게 던지고 치는 것만 아는 야구 입문자들에게 야구는 알 수록 어렵다. 야구에는 수많은 용어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린 야구팬에게 노히트노런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투수의 대기록은 자신의 힘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포수와의 호흡, 내야수의 수비 도움이 동반돼야 가능하다. 그렇기에 퍼펙트 게임, 노히트노런은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KBO리그 38년 역사상 노히트노런은 14차례(포스트시즌 제외) 있었지만, 퍼펙트 게임은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퍼펙트 게임과 노히트노런의 차이는 무엇일까. 퍼펙트 게임은 한 명의 투수가 나와 1회부터 9회까지 모든 타자들을 삼진과 땅볼, 뜬공 등 범타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27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한명도 누상에 내보내선 안된다. 에러로 인한 출루도 안되고, 사사구도 없어야 한다. 자신의 투구 능력도 중요하지만, 야수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게 퍼펙트 게임이다. 노히트노런 역시 안타와 실점이 없어야 하는 것은 퍼펙트 게임과 같다. 점수만 내주지 않는다면 실책, 사사구를 허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9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아야 노히트노런이 성립된다. 완봉승은 선발투수가 1회부터 9회까지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면서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완투승은 실점을 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선발, 중간, 마무리로 분업화된 현대 야구에서 완투승도 대단한 투구라 할 수 있다. 경기 후반이 될 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고 완투를 하는 것은 체력과 스킬이 있어야 가능하다. 선발투수는 투구수가 80개 이상이 되면 구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완봉, 완투승은 구단 입장에서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지난해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완투가 21차례 있었다. 그 중 완봉승이 12번, 완투승이 6번이 나왔다. 완투패는 3차례 있었다. KBO리그는 팀당 144경기를 치르지만 완투율은 낮은 편이다. 진화하는 타자들의 타격 스킬은 투수들의 대기록 작성에 방해가 된다. KBO리그에서는 애석하게도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은 없었다. 통산 평균자책점 1.20에 빛나는 레전드 선동열조차 퍼펙트 게임을 기록하지 못했다. 38년 동안 노히트노런 달성한 선수는 불과 14명이다. KBO리그 최초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은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의 방수원이었다. 방수원은 불펜투수였고, 가끔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 메우는 투수였다. 구속은 130㎞대였지만, 볼끝의 움직임이 좋고, 노련한 투수였다. 1984년 5월 5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삼미 슈퍼스타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온 방수원은 9이닝 동안 30명의 타자를 상대로 무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최초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개인 통산 10승을 노히트노런으로 달성한 것이다. 그해 방수원의 유일한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김정행은 1986년 두 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고, 1988년에는 장호연(OB 베어스)과 이동석(빙그레 이글스) 등 2명이나 노히트노런을 완성했다.
송진우가 2000년 기록한 노히트노런은 아직도 역대 최고령(34세3개월2일) 기록으로 남아 있다. 송진우 이후 약 20년간 토종 선수의 노히트노런은 나오지 않았다. 약 14년 만에 나온 노히트노런도 외국인 선수가 기록한 것이다. 송진우 이후 4차례 노히트노런이 나왔지만, 모두 외국인 투수가 차지했다. 2014년 찰리 쉬렉(NC 다이노스), 2015년 유네스키 마야, 2016년 마이클 보우덴(이상 두산 베어스), 2019년 맥과이어(삼성)가 주인공이다. 찰리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초로 노히트노런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야와 보우덴은 공교롭게도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그해 성적 부진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타자를 압도한 건 그날이 유일했다. 한편, 정명원은 1996년 10월20일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KBO 역사상 유일한 포스트시즌 노히트노런이다. 배영수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인 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바 있다. 10이닝 동안 무안타 1사사구를 내준 후 11회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100년이 훌쩍 넘는 메이저리그는 모두 23차례 퍼펙트 게임이 나왔다. 1880년 6월12일 리 리치먼드가 최초로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이 됐다. 전설적인 투수 사이영은 37세의 나이에 퍼펙트 게임 투수에 등극했다. 짐 버닝, 샌디 쿠팩스, 캣피시 헌터, 랜디 존슨, 로리 할러데이 등 명예의 전당 선수들도 퍼펙트 게임의 짜릿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가 퍼펙트를 기록한 2012년 8월15일 이후 거짓말처럼 단 한 명의 선수도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총 15번의 퍼펙트 게임이 있었다. 그러나 199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마키하라 히로미가 히로시마 도요 카프전에서 퍼펙트 게임에 성공한 후 대기록의 명맥이 단절됐다. KBO리그에서는 퍼펙트 게임이 없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퍼펙트 게임이 있었다. 2011년 이용훈(롯데)이 한화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의 영예를 안았다. KBO리그에서 퍼펙트 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다니엘 리오스(두산)가 아닐까 생각된다. 리오스는 2007년 10월3일 현대전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다가 강귀태에게 안타를 맞고 분루를 삼켰다. 1997년 5월 정민철은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당시에 무사사구를 기록했지만,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주자를 내보내 아쉽게 퍼펙트게임 대기록 작성에 실패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