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기업

[삼성 쇄신]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미래전략실

등록 2017-02-28 15:27:1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총수 부재' 등의 악재를 겪고 있는 삼성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를 28일 공식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미전실 해체와 함께 소속 임직원 200여명을 계열사 곳곳으로 재배치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쇄신안을 발표했다. 최순실 사태 등 정경유착과 관련한 참사를 더이상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미전실 해체'는 최순실 사태에서부터 비롯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일로 파장이 커지자 국회는 지난해 12월6일 국정조사 청문회를 열고 삼성, SK, 현대차 등 9개 그룹 총수를 소환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재용 부회장은 "미전실에 관해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창업자인 선대회장이 만든 이후 유지된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공식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총수의 약속이었다. 이에 삼성의 미전실 해체는 되물릴 수 없는 쇄신안이었다.

 미전실은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현재의 미전실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였던 고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을 모태로 해 이건희 회장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의 이름으로 유지했던 조직이다.

 1959년부터 1998년까지 비서실, 이후 2006년까지 구조조정본부,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전략기획실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며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기구 역할을 했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인해 전략기획실이 폐지됐지만 이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며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으로 전략기획실을 부활시켰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미전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미전실은 삼성과 함께 영욕의 역사를 함께했지만 '정경유착 근절' 등의 일환으로 역사속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은 미전실 기능을 유지하는 어떤 조직도 두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8개팀 체제(전략1팀·전략2팀·경영진단팀·기획팀·커뮤니케이션팀·인사지원팀·금융지원팀·준법경영팀)로 돌아가고 있는 미전실이 사라지는만큼 200여명 가량의 소속 직원은 각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진다.

 한편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진행하게 된다.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보다는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계열사의 책임과 권한이 커질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