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 현실화…"출퇴근 절망" vs "접점 찾아야"
9개 지역 버스 파업투표서 96.6% 찬성서울 지역, 조정 불발시 15일부터 파업대체교통 수단 막막…"지하철 미어터져""노조와 접점 필요" 파업 존중 목소리도
10일 한국노총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에 따르면 지난 8~9일 이틀 동안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충남, 전남, 청주, 경기도 광역버스 등 총 9개 지역 193개 사업장에서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96.6%의 압도적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서울시버스노조의 경우 전날 조합원 1만7396명 가운데 1만6034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89.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하기 바로 직전 단계다. 만약 오는 14일 예정된 서울지역 노동쟁의 조정회의에서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 15일부터 서울버스 7500대가 운영을 멈출 수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출퇴근해야하는 직장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염려가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거주하는 이모(30)씨는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해도 오며 가며 버스를 타야한다. 높은 언덕길에 살고 있는 사람에겐 너무나 가혹하다. 정부가 해결해야할 최우선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울 등 대도시에는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 '지옥철'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광화문에서 영등포로 출퇴근을 한다는 전모(28)씨는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시간적으로 여유있는 퇴근길에 버스를 타는 편"이라며 "평소에도 지하철을 타려면 2~3대는 그냥 보내는 일이 다반사인데, 파업 이후에는 지하철이 더 미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 대란은 출퇴근 시간 증가로 늘어난다. 정시에 오고가는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일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것과 같다. 불만 섞인 우려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버스 노조의 파업 결정을 존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포에서 시청 부근으로 버스를 이용한다는 회사원 양모(33)씨는 "버스기사들이 주 52시간 때문에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 버스값을 100원 올리더라도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최근 일반 회사들도 주 52시간에 맞춰 업무개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포 지역과 문래동을 오가는 이모(34)씨는 "출근길과 퇴근길은 지옥이 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주 52시간 자체보다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임금이 줄어드는 문제 등은 뻔히 예상됐을텐데, 파업 사태까지 가기 전에 정부나 버스 회사가 노조와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