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외교안보팀 한반도 정책은…대북 '이란식 해법' 주목
블링컨, 20년간 바이든 외교·안보 정책 조언해'이란 핵합의' 주역, 북한에 이란식 접근 주목"北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경제 압박" 발언설리번, JCPOA 협상 초기 역할…"北 압박 지속"대중 압박 지속될 듯…한·미·일 공조 강화 예상
우선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블링컨과 설리반은 북한 문제에 대해 단계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향후 제재를 앞세워 대북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핵합의(JCPOA) 타결의 주역으로 북한 비핵화 방정식에도 '이란식 해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의 리더십 복원과 동맹 재건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중 갈등 현안에서는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한·미·일 공조 강화와 함께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링컨 내정자는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할 당시 인연을 맺어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왔다.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2009~2013년)을 지낸 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2013~2015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2015~2017년)을 지냈다. 대선 기간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고위 외교안보정책 고문으로 활동했다. 블링컨은 대표적인 대북(對北) 강경파로 비핵화 접근법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다운(Top-down) 협상을 해온 것과 반대로 단계적인 접근과 대북 제재 강화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 블링컨은 지난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 대북 제재를 주도했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CBS와 인터뷰에서는 "북한을 쥐어짜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진정한 경제 압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CBS에 출연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목하며 '세계 최악의 폭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대북 접근법에서는 이란식 해법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5년 6월 타결된 이란 핵합의(JCPOA)는 이란의 핵 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 사회의 경제·금융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7개국이 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5월 이란 핵협상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블링컨은 지난 2018년 6월 뉴욕타임스에 '북한과 핵 협상에서 최고의 모델은 이란'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을 '최악의 거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국제적인 감시 하에 농충과 재처리 인프라를 동결하며, 핵탄두와 미사일 제거를 보장하면 일부 경제 제재 해제가 가능하도록 중간 합의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핵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멈추게 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핵심 기조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 개발 동결만 선언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신고와 검증, 모니터링까지 같이 가야 한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재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란식 해법이 통하려면 북한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스톡홀롬 북미 협상 결렬 당시 미국을 향해 선제적 조치,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를 요구했다.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재 완화 등을 약속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 강화 우려도 나온다.
설리번 역시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 능력을 억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설리번은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부비서실장(2009~2011년), 국무부 정책실장(2011~2013년) 등을 역임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부통령인 시설에는 국가안보보좌관(2013~2014년)을 역임했다. 이란핵합의 체결을 위한 초기 협상팀을 이끌었고,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수립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설리번은 지난 2016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 연설에서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집권 시 북핵 문제를 최우선 외교의제로 정하고 이란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북한이 진지하게 핵협상에 임하게 할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급격하게 압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을 향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증가시키는 전략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링컨과 설리번 모두 중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압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중국을 '기술 독재국가'로 지칭하면서 기술 패권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동맹 재건을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할지도 주목된다. 김현욱 교수는 "블링컨이 동맹 회복과 한·미·일 삼각 공조 회복을 서두르고, 설리번도 대중국 강경 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북한 이슈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한·일 관계를 회복하고, 한·미·일 공조가 구축된 후에야 북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 한일 관계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서 북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한일 관계 회복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