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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친밀감 드러낸 넷플릭스…망 사용료 입장은 '요지부동'

등록 2021-11-04 18: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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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부사장, 오징어게임 초록색 '추리닝' 입고 미디어 간담회

망 사용료 논란에는 '기술지원 · 컨텐트 투자' 등 기존 입장 반복

SKB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 당위성만 고수…진정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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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서울에서 4일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1.11.04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최근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을 빚은 넷플릭스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을 한국에 전격 파견해 잇따라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 미디어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기존처럼 망 이용대가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K-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초록색 트레이닝복 상의를 입고 공식 석상에 나와 한국 창작자들을 '깐부'(팀·짝꿍)라며 나름 친화의 제스처를 보냈지만 망 사용료 측면에서는 물러섬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 부사장은 지난 2일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다음날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이원욱 위원장, 김영식 의원을 잇따라 찾아 면담을 진행했다. 또 이날은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서울에서 미디어 오픈토크 행사를 진행했다.

최근 K-콘텐츠 '오징어게임' 흥행으로 재차 불거진 망 사용료 무임승차 이슈와 지식재산권(IP) 독점 논란, 망 사용대가 의무화 법안 추진 등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혁신적인 한국 콘텐츠를 향한 투자를 지속하고, 관련 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도 망 사용료 논란에 관해서는 기존처럼 오픈 커넥트 기술 투자를 강조했다.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pen Connect Appliances; OCA)에 1조원을 투자해 개발하고, 142개국에 1만4000여개 이상의 OCA를 무상 보급해왔다고 전했다. 또 OCA를 활용하면 넷플릭스 트래픽을 최소 95%에서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알렸다. 동시에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통신사업자(ISP)가 OCA의 혜택을 무상으로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 ISP가 OCA를 도입해 절감한 비용은 약 1조4100억원(약 12억 달러)이라고 추산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보다 많은 국가의 ISP와 협력해 이러한 비용 절감효과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제시했다.

망 중립성 논리도 역설했다. 망 중립성이란 누구나 차별 없이 인터넷망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넷플릭스는 이 원칙을 내세워 한국에 망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필드 부사장은 "CP와 ISP 간 소비자 중심의 협력적 인프라 구축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최적의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위해서는 오픈 인터넷 환경이 필수적이며, 망 중립성은 기업의 수익성이 아닌 소비자 만족을 위한 기본 원칙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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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방한 중인 가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3. [email protected]
앞서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에서도 망 이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전일 국회에서 김영식 의원은 가필드 부사장에게 "대한민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세 회피와 망사용료 지급 거부 등 기업의 시장에 대한 기본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며 "인터넷망의 혼잡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사업자가 혼잡 유발에 따른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고 촉구했다.

이에 가필드 부사장은 "망사용료에 대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나 이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부과를 두고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이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을 때도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 "대한민국의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한 데 이어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낼 것을 주문했으나 넷플릭스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가필드 부사장은 이번 방한에서 정부, 국회, 언론 등과 만남을 가지면서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당위성만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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