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도쿄 구상' 무산 위기…한반도 평화 구상 차질 우려
北 체육성, 도쿄올림픽 불참 공식화…'코로나 우려 명분'도쿄 구상, 평창 구상 시즌2…올림픽 계기 한반도 외교전文대통령, 대북전략 수정 불가피…美대북정책 영향 관심
북한 체육성은 6일 공식 운영홈페이지 '조선체육'을 통해 지난달 25일 개최한 북한 올림픽위원회(NOC) 총회 결과와 관련해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체육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지위를 인정받는 북한의 공식 기구다. 우리의 대한체육회(KOC)와 같은 곳으로 올림픽 참여 여부 등 주요 사안을 총회를 통해 결정한다. 북한이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명분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적 공간도 줄어들게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종 수립 시점을 전후로 본격 추진을 계획했던 이른바 '도쿄 구상'에 급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2018년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대표단 파견 의사를 시사한 이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문 대통령 예방과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기점으로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탔다. 전 세계가 주목한 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의 출발점도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평창 구상'을 토대로 4·27 판문점 1차 남북정상회담, 5·26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12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9·19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이끄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중심에 섰다.
북한이 빗장을 걸어 잠근 상황에서 스포츠 교류를 지렛대로 남북 간 접촉면을 만들다 보면 관계 복원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이 도쿄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경기에 공동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나아가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유치에 협력한다는 내용은 9·19 평양공동선언에도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 이행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1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 기회를 역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담론으로 확장됐다. 정치·군사 영역이 아닌 스포츠·문화 부문 등 비정치적 교류협력에서 출발해 북한과의 접점을 점점 넓힌다는 '신 기능주의 통합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처음 천명한 '쾨르버 연설'과 맥을 같이 한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로버트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은 도쿄올림픽 개최 시기인 7월 전후를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 시점으로 꼽은 바 있다. 한미 NSC 간 공감대를 이뤘던 내용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떻게 담기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은 전날 인천국제공항 귀국 자리에서 "(미국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외교적 관여를 조기에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서 실장은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 완료 후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방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면서 "도쿄올림픽 활용 구상안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