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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인체 위해성 발표 누가 맞나···소비자 혼란 가중

등록 2017-08-22 13:26:33   최종수정 2017-08-30 10: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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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연구논문·인체 사례보고 없어···만성독성 영향 단언 못해"
정부 "급성독성 크게 우려할 수준 아냐"···만성독성 확답 못해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살충제 계란에서 검출된 독성 물질들의 인체 위해 여부를 놓고 정부와 학계 간 견해 충돌이 일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살충제 계란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서서히 나타나는 '만성독성'의 영향에 대한 연구논문과 인체 사례 보고가 없는 만큼 성급한 결론을 내려선 안된다는 게 힘을 얻고 있다.

  한국환경보건학회는 지난 21일 '계란 살충제 오염 파동에 대한 학회의 입장'이란 성명을 냈다. 정부가 만성독성의 영향을 간과했다는 게 성명의 골자다.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 5종(피프로닐·비펜트린·플루페녹수론·에톡사졸·피리다벤) 성분이 든 계란을 섭취했더라도 건강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없다는 정부의 발표는 짧은 기간 다량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급성독성'에 집중돼 있다는 주장이다.

 학회 측은 "현재 분석대상으로 선정된 살충제에 대해서만 계란의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어떤 살충제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알 도리가 없다. 살충제 방제 작업 직후 계란에 훨씬 높은 농도로 오염됐을 개연성이 있어 개인의 노출량은 더 클 수도 있다"며 "급성독성의 미미함만을 강조하지 말고 만성독성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 소비자의 오염된 계란 노출과 건강영향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지난 18일 ''살충제 검출 계란에 대한 입장'을 내고 "5가지 살충제 성분은 몸에서 배출되는 시간이 전반적으로 짧아 급성독성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계란을 섭취한 경우에 대한 연구논문과 인체 사례 보고는 확인할 수 없어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 생각은 다르다. 평생동안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상위 97.5%)가 살충제가 최대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했을 때에도 건강상에 위해하지 않는 수준이며, 이는 외부전문가 자문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계 측의 문제제기에 확답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살충제의 국내 기준이 없는 경우 국제규격식품위원회(CODEX·이하 코덱스)  기준을 준용 또는 검토하고 있다. 이번 만성위해도 평가는 우리 국민의 계란 평균 섭취량과 평균 검출량을 활용해야 하나 대표성 있는 평균 검출량을 확인하기 어려워 최대 검출량을 활용해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만 말했다.

 곽노성 전 식품안전정보원장은 "농약 잔류기준은 선진국처럼 해석 여지가 없는 기준치가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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